(1) 초기의 인쇄술 고려 인쇄술의 시초는 전북 익산군 왕궁리의 미륵사지 5층 석탑에서 발견된 《불설금강반야바라밀경》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금판경에 양각된 글자는 신라말의 음각 금동판보다는 진보된 기술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고려 초기의 인쇄술은 관서보다는 각 사찰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고려는 잇따른 외침을 겪는 사이에 귀중한 문화유산들이 대부분 소실되고, 불탑이나 불복 등에 간직되었던 소수의 것만이 전해오고 있다. (2) 대장경의 판각 1) 초조 대장경 고려의 인쇄술은 초기부터 크게 발전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복송에서는 동양 최초의 거질 대장경인 《개보칙판대장경》이 판각되어 성종 10년(991)에 수입되었다. 그후 거란군이 침입하여 국토를 유린하고 온갖 만행을 저지르니, 국난으로부터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대발원과 대장경을 만들어 문화대국으로서의 위력을 떨치려는 의도에서 착수한 것이 초조 대장경의 판각사업이었다. 현존하는 초조 대장경 판본에는 간지가 없어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현종 3년(1012)경부터 개판되기 시작하여 현종 20년경에 이르러 5천 축에 가까운 장경을 1차 완성하였고, 선종 4년(1087)에 이르러 2차 완성함으로써 총 6천여